유대인에게 교육의 목적은 몇천 년에 걸쳐 성실하게 살아온 유대인의 마음과 영혼을 이어나가는 데에 있으며 제 몫을 다하는 성인으로 만드는 데 있다. 유대인은 자신들이 신에게 선택받은 민족으로서 세계를 발전시키는 사명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는 『토라』의 ‘창세기’에 기록된 신의 명령이고, 유대인은 이 사명을 확고히 믿어왔으며, 부모들은 이 사명을 대대로 자녀에게 전했다. 따라서 유대인 자녀들은 어린 시절부터 인간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발전시키기 위해 태어났다고 가르침을 받으며 동시에 속세에서의 성공을 위해 교육받는다. ‘배우는 것이 신을 따르는 일이자 부모에게 효행하는 일’인 것이다.

여기서 일러둘 말이 있다. 유대인은 자녀 교육을 인생 최대의 일로 여기고 있지만 결코 아이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신이 주신 보물이기 때문에 부모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맹목적이고 과잉한 애정은 호우와 같은 것이라서 어린 나무의 뿌리를 약하게 만들고 가지를 휘게 만든다고 여기는 것이다. 즉, 유대인에게는 자녀를 양육하는 데에 일정 룰이 존재한다. 자녀를 교육할 때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왜 인간이 성공해야 하는가와 같은 기본적인 생각이 부모에게 깔려 있어야 한다. 그저 좋은 학교를 다니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 출세하고 재산을 쌓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을 움직이려면 꿈이 필요하다. 부모 자신의 성공을 위한 이기적인 목적이라면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녀 교육에는 제대로 된 기본 방향이 필요하다. 요컨대 자녀가 하나의 세계관을 갖고 자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세계관은 나름의 원칙과 규율을 갖고 있으며 책임감을 동반한다. 만약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 그 세계관에 반항하거나 거역했다고 해도 그것은 소신 있는 입장을 취하면서 반발하는 것이므로,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갈 수 있다. 반대로 어떠한 확고한 뜻이 없이 아이를 교육하게 되면 결국 안이하고 적당한 길에 안주하고 말 것이다.

또한 유대인은 인간이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학교를 졸업했으니까, 혹은 나이를 먹어서라는 이유로 배움을 멈추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하여 유대인에게 교육의 목적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향상하는 것이다. 이 점은 아시아의 불교처럼 엄격한 수업을 쌓은 자가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깨달음’의 발상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히브리어로 ‘교육’을 ‘히누치’라고 한다. 이것은 ‘준비한다’는 의미의 말이다.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요컨대 유대인이라면 인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학습을 의무로 삼는 것이다.

아이를 성공한 인간으로 기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그것은 신이 맡긴 책임을 따르는 것과 같다. 학교나 시나고그(유대 교회) 모두 어디까지나 가정을 보강하는 역할을 맡을 뿐이다. 아이를 매일 향상된 모습으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성의를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부모가 스스로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에게 자녀를 키우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이다.

※본 내용은 『왜 유대인인가』(마빈 토케이어 지음 / 스카이)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주)북코스모스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