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주요한 먹거리였다. 잘 익은 된장만으로도 훌륭한 반찬이 되었고, 된장이 들어가면 찬 맛이 살아났다. 좋은 장맛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거쳐 서서히 익어간다. 독서도 장이 익어가는 과정과 같아야 한다. 장이 익어가듯이 천천히 곰삭아서 내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다. 곰삭힐 시간이 없다. 학년별 필독서가 그러하고 매 시기마다 제출해야 하는 독후감이 그러하다. 독서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우리를 생각하고, 사회와 관계 짓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펙’처럼 여겨지고 있다.

책을 통하여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발견한 사람들, 세상을 구하는 지혜를 가지게 된 사람들, 온 우주의 기운을 몸 안에 충만시킨 사람들을 보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말해왔다. 독서가 아이들의 살이 되고 피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많은 책을 읽히려 한다. 다니엘 페냑은 『소설처럼』에서 ‘읽는다’는 동사는 명령어가 먹혀들지 않는다고 했다. ‘사랑하다’, ‘꿈꾸다’와 동급 동사라고 말한다. 사랑이 마음에서 비롯되듯 독서도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독서의 당위성과 필요성만으로 ‘읽어라!’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것을 ‘독서 교육’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 당위성과 필요성만으로는 행복한 책 읽기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들 스스로가 독서를 자신과 관련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지 못하면 의미 있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 교육을 강조할수록 책 읽기에 싫증을 느끼는 아이들이 조금씩 더 많아지고 있다. 생텍쥐페리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라고 하거나, 일감을 지시하지 말고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고 하였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을 사랑하고, 책을 좋아하게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읽을 것이다. 아이의 자발적인 독서를 위해 함께 ‘독서 달력’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 달력 만들기>


한 학년이 마무리될 쯤 그동안 읽었던 책을 분류해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영역의 책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참고로 다른 영역의 책도 골고루 읽을 수 있도록 목록을 정리해도 좋다.

놀이 준비물: 『일 년은 열두 달』, 8절 스케치북, 올해 달력, 사인펜, 색연필, 색종이, 풀

책 소개: 일 년은 열두 달 (엘사 베스코브 글ㆍ그림 / 김상열 옮김 / 시공주니어)


일 년은 열두 달, 누구나 아는 얘기다. 거기서 뭐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까 싶지만, 이 책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봄, 여름, 가을과 겨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마치 1년을 한눈에 보는 듯하다.

놀이 방법:


1. 놀이는 개별로 한다.


2. 『일 년은 열두 달』을 읽어준다.
-재미있는 이야기 알아보기
-등장인물 알아보기


3. 일 년 동안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만든다.
-도서관 책 둘러보기
-도서 검색해보기
-권장 도서 목록 살펴보기


4. 달력을 만든다.
-달력의 모양 구상하기(가로, 세로, 탁상용)
-월별로 책 제목 적기
-책과 어울리는 그림 그리기
-달력과 그림 붙이기


5. 책 달력을 전시한다.

※본 내용은 『콩닥콩닥 신명 나는 책놀이』(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경남모임 지음 / 단비)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주)북코스모스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