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별


글: 이현 / 그림: 오승민 / 푸른숲주니어




『로봇의 별』은 인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로봇을 어린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이다. 로봇이나 컴퓨터나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기계는 인간한테 부족한 능력을 보완해 주고, 인간보다 더 강하고 빠르고 정확한 능력을 가졌으며,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과 로봇 사이를 어떻게 관계 짓도록 할 것인지, 인간이 로봇을 어떤 관점에서 보도록 할 것인지는 과학 공상 동화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한 문제다.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점은 인간과 로봇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길을 찾고 있다. 나는 이것을 ‘인간과 로봇의 공존화’라고 부르고 싶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동식물은 물론 로봇과도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작가 의식에 동감이다. 로봇을 인류가 마음대로 쓰고 있는 모든 자원과 물질을 대표하는 물건이라고 볼 때.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로봇, ‘아로, 나로, 네다’는 인간형 로봇, 안드로이드이다. 자녀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여섯 살짜리 어린이로봇으로 사람하고 같은 감정과 느낌을 갖도록 만들어진 로봇이다. 이 로봇들은 지능 지수가 200인 인공 안드로이드 로봇이고, 전자두뇌에는 지구에서 가장 방대한 분량의 백과사전이 통째로 저장되어 있다. 이 로봇들은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신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심은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에서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류 역사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로봇들은 인간한테 저항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자신을 창조한 신에게 도전하거나 대립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대립은 현실에서 항상 일어난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식,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사회에서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이 로봇에게 생각하는 힘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주고도, 그 로봇을 생각이나 감정이 없는 물건으로 다루는 이상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를 포함한 선진국 인간들이 지구촌 자원과 물건에 대해 저지르고 있는 죄처럼 인간들은 이런 이상한 현실이 얼마나 큰 죄가 되는지를 빨리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인간의 노예이기를 거부한 로봇들은 ‘인간은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자격이 없다! 지구의 주인은 로봇이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그리고 인간을 전멸시키고 로봇끼리 살아가는 해방 전쟁을 선포하려고 한다. 그러나 반은 인간이고 반은 로봇인 혁명가 체는 인간을 모두 적으로 삼는 것을 비판하고, 로봇과 인간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와 로봇 수리공인 백곰 할아버지는 각자 다른 방법으로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사는 길을 찾아 간다. 이 작품은 어린들이한테 이러한 인류사가 지향하는 꿈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어린이로봇을 사오듯이 자기 말을 잘 듣는 부모로봇을 사고 싶어 할까? 공부 안 해도 다 알 수 있는 로봇이 되고 싶어 할까? 아니면 자기 마음대로 부려먹을 힘센 로봇을 사고 싶어 할까? 그건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아이들이 작품 속에서 나쁜 편이 아니라 좋은 편에 서고 싶을 거라고 믿는다. 가난한 사람이나 기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야 하는지, 모든 사람을 포함한 만물은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쪽이 좋은 편이라는 것에 공감하는 망므을 조금이라도 더 가질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본 내용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책 200선』(이주영 지음 /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주)북코스모스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