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그 머나먼 길

아이의 학년이 올라가면서 이제 더 이상 시켜서 하는 공부가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면 부모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진다. 그래서 자기주도학습 학원, 명문대 대학생 멘토 등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보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각종 학원, 과외, 다양한 교재(학습지), 인터넷강의 등 학습을 지원하는 매체도 많아졌고, 과거보다 공부하는 시간도 더 늘어났는데, 요즘 아이들은 왜 오히려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공부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걸까? 그것은 스스로 공부해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학습을 지원하는 매체라 하는 것들은 사실 남이 공부한 것을 전달해주는 방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수동적인 학습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부는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학습할 때 그 효과가 드러난다. 여기서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흔히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한다.

학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 끊임없이 수정하고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런 방법, 저런 방법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패한 이유를 반성하고 살피는 과정이 있으면 그 계획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또 하나의 계획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결국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계획표를 만들게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말 중요한 전략을 배우게 된다.

사교육을 통해 세워지는 타율적인 계획은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배운 지식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지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타인이 주도한 삶이 즐거울 리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삶을 적극적으로 살게 하는 방법은 학원이나 극성스러운 엄마에게 있지 않다. 엄마가 끼고 앉아서 떠먹여주거나 학원에만 의존하여 공부하는 것은 자기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스스로 시행착오 끝에 무언가를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해버리므로 마치 과다한 항생제 섭취가 점점 면역력을 잃게 만드는 것과 같다.

요즘, 가정형편도 좋고 공부도 잘하지만 어떻게 친구를 사귀는지 몰라서 힘들어 하는 자녀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이 많다. 왜일까? 자기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작은 일부터 스스로 선택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더불어 실패의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공부가 된다.

사교육에서 벗어나기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하는 공부이다. 학습은 학교수업에서 시작되며 학교에서 보내는 학습시간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만약 학교수업만으로 국어⋅영어⋅수학⋅과학 등의 교과학습이 뒤처진다면 학습내용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학습 능력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수업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다음 단계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학습 능력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 사교육이어야 한다.

사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정말 사교육이 필요한 이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를 정리해보자. 사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되면서 동시에 그만둘 때 이유가 된다. 꼭 필요한 사교육은 가능하면 일대일 수업으로 한다. 불필요한 수업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시작하면서 그만둘 때를 계획해야 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둘 수 있어야 한다. 그만둘 계획없이 시작하면 불필요한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본 내용은 『학원 없이 살기』(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지음 / 비아북)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주)북코스모스에서 제공합니다.